2015-08-06

[게임] 히트맨: 앱솔루션

 잠입 암살 게임으로 유명한 히트맨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그래 봐야 2012년 작품이지만 올해 새 작품이 나온다고 해서 그 전에 기존 작품을 플레이해볼 생각으로 시작했다.

 플레이하면서 느낀 것은, 전 작품들에 비해서 확실히 플레이가 편해졌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normal 난이도에서 이야기이고 전문가 이상의 난이도에서는 기존과 같지만, normal 난이도에서는 화면에서 보여주는 정보가 많아졌다.


 이전 시리즈에서는 지도를 보아야만 적의 위치가 보였었다. 하지만 앱솔루션에서는 화면 하단의 레이더에 적들의 위치와 보고 있는 방향이 나오기 때문에, 변장하지 않아도 쉽게 잠입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어쌔신 크리드의 이글아이 같은 집중모드라는 것이 생겨서 숨어있는 상태에서도 적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Call of Juarez : Gunslinger의 집중 모드 같이 정지된 상태에서 총을 쏘는 것이 가능하여 적이 눈치채기 전에 적을 죽이는 것이 가능하다. 집중 모드에서 NPC의 행동 경로가 보이는 것도 난이도를 낮추는데 크게 영향을 주었다.

 무기의 경우도 기존의 시리즈는 저격총이나 샷건은 숨기고 다닐 수 없어, 변장할 때는 버리고 다녀야 했는데, 앱솔루션에서는 어딘지 모르는 4차원 주머니에 숨기고 다니기 때문에 그냥 들고 다닐 수 있다. 또한, 사람을 기절시키기 위해 마비약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목을 졸라서 기절시킬 수 있어서 타겟 외의 NPC를 죽이지 않고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NPC의 대사가 입체적이 되어서 게임의 난이도가 낮아진 것도 있다. NPC들 간의 대화를 듣고 있다 보면, 대화 속에 많은 힌트가 들어 있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지난 시리즈에서는 이전 스테이지에서 플레이한 방식에 따라서 악명이 붙어 다음 스테이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심해서 플레이하여야 했지만, 앱솔루션에서는 이전 스테이지가 다음 스테이지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수틀리면 전부 쓸어버리고 계속 진행하면 된다.

 전체적으로 난이도는 낮아졌지만, 게임으로서는 확실히 더 재미있어졌다. 잠입하는 루트도 잘 짜여진 퍼즐처럼 구성되어 있고, 암살하는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주며, NPC 간의 대화도 잔 재미와 약간의 죄책감(NPC 간의 대화를 듣다 보면 이번 임무가 끝나면 은퇴하겠다거나, 청혼할 준비를 하는 등 하나의 인격체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을 준다. 일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아서 총격전을 벌이는 경우도 집중 사격모드로 인해서 기존의 히트맨 시리즈보다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다.

 하지만 히트맨 시리즈라는 측면으로 보면 이게 플러스인지는 잘 모르겠다. 기존의 시리즈는 돈을 모아 장비를 모으고 업그레이드하여 자신의 손으로 암살을 설계해 나가는 맛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앱솔루션은 자신이 장비를 선택할 수 없고, 언제나 제공되는 무기들만을 사용해야 하며 능동적으로 상황을 마련하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느낌이 든다. 물론 이 전 작품들도 암살하기 쉬운 포인트나 방법이 정해져있고 대부분 그 방법을 이용해서 암살하기는 했지만, 이번 작품은 어떻게 암살할 지 떠먹여주는 느낌이 들 정도다.

 분명 재미있는 게임이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히트맨은 아닌 느낌이 든다.

2015-08-04

[게임] Contrast

 인디 게임사 Compulsion games에서 개발한 퍼즐 게임이다. 플레이어인 dawn이라는 캐릭터가 그림자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이 능력을 이용해 퍼즐을 풀어나가는 게임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는 컨셉의 퍼즐만 나온다. 하지만 퍼즐들이 다들 참신해서 지루하다는 느낌은 없고 일관성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몰입도가 높다.

 툼 레이더나 페르시아의 왕자 같은 다른 퍼즐게임들은 퍼즐은 부차적인 요소로 들어가고, 액션이 주된 게임 요소지만, 이 게임은 순수하게 퍼즐 적인 요소만을 가지고 있다.
 순수한 퍼즐 게임이라서 게임은 마음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도 없고, 아무 생각 없었는데 갑자기 버튼 연타해야 하는 상황도 없고, 순수하게 퍼즐에만 집중하면 된다. 가끔 타이밍을 요하는 퍼즐이 있어서 어느 정도의 컨트롤은 필요하지만, 어차피 페널티 없어서 그냥 부담 없이 플레이하면 된다.

 인디게임이라 그런지 플레이 시간은 매우 짧다. 그냥 엔딩 보는 것만 목표로 쭉 진행하면 길어도 2시간이면 깨고, 어느 정도 컬렉션을 모았는데도 4시간밖에 안 걸렸다. 컬렉션 요소로 수집품이랑 전구가 있는데, 수집품은 다 모으고, 전구는 몇 개 못 모았다. 사실 조금만 더 하면 전구도 다 모았을 텐데 모아봐야 변하는 게 없어서 안 모았다. 수집품은 모으면 메인화면의 수집품 목록이 변하는데, 전구는 그런 게 없어서....

 근데 재미있는 퍼즐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추천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차라리 스토리적 요소를 다 빼고, 스테이지 방식으로 퍼즐을 풀어나가는 게임이었으면 오히려 추천했을 것 같다.

아래의 내용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주요 내용은 플레이어인 dawn이라는 누님 캐릭터가 디디라는 아이의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내용으로 첫 번째 챕터에서 헤어졌던 부모님이 다시 만나고, 챕터 2와 챕터3에서 디디와 dawn이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 마지막에는 가족의 사랑을 다시 확인하는 전형적인 감동적인 스토리이다. 하지만 추천할 생각이 안 드는 이유가 스토리가 전형적이라서는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다른 것에 있다.

 전형적인 스토리는 둘째치고, 플레이어인 dawn의 정체와 그림자를 오가는 능력에 대한 해설이 3 챕터에 가서야 설명이 된다. 문제는 이게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뜬금없다. 앞의 두 챕터를 진행하는 동안 아무런 복선이 없는 수준이 아니라, 인기가 없어져서 급하게 연재 중단된 만화를 보는 수준이다.
 마지막을 보면 dawn이 디디의 친아버지인 빈센조의 조수이고, 그림자로만 간섭이 가능한 평행세계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는데, 챕터 3에서도 중반부 이후인 등대에 들어가기까지 dawn과 빈센조가 관련 있다는 것이나, 평행 세계에 대한 언급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등대에 들어가고 나서야 그런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나온 정보들이 조합되어갈 때쯤 급하게 엔딩이 나온다. 정말이지 급하게 엔딩이 나온다.

 인디 게임이니 자금적 여유가 없어 급하게 출시된 게 아닐까 한다. 대형 개발사라면 용납할 수 없지만, 인디 게임 개발사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돈 주고 산 게임인데 싶어서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